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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2 시한부

by 좋은 글은 마음의 비타민 2022. 7. 18.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

-레프 톨스토이-



몇 해 전 친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유방암 말기, 이미 여러 곳에 전위가 되어 수술해도 희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친구는 어린아이들을 남겨 둔 채 세상을 떠났다.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냥 먹먹했다. 믿기지 않아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슬픔은 모든 장례식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부터 서서히 시작되었다. 매일 만나 사소한 감정까지 나누던 친구였기에 그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아프고 시렸다. 

가깝게 살면서 아이들도 함께 키우고 여행도 함께 다니고 모든 것이 함께였는데 이제 '함께'라는 말은 어딘가에 뭍어 두어야 했다. 친구의 죽음 뒤에는 좋은 추억보다 해주지 못한 말이, 전하지 못한 마음이 끊임없이 후회와 죄책감으로 밀려왔다. 수영을 전혀 못하는데 어두운 바다에 빠져 작은 나무판자에 몸을 얹고 표류하듯 외롭고 두렵고 막막하기만 했다. 

그렇게 어두움 속에서 2년이라는 시간을 표류하다 겨우 알게 된 것은 나도 '시한부'라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시한부' 인생이 아닌가? 길게 살아도 백년. 누군 조금 더 살고 누군 조금 일찍 삶에 마침표를 찍을 뿐이다. 

주어진 시한부 인생동안 똑같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내일은 아무도 모르니 오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친구는 나에게 가르치고 떠난 것이다. 

"더 사랑하자, 더 감사하자, 더 기쁘게 살자." 

오늘도 이렇게 다짐하면서 출발한다. 나의 삶에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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