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히 먹방 프로를 보거나 음식 관련 글을 읽을 때는 주의를 기울인다. 왜냐하면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다양한 표현들이 떠오르는데 유난히 음식과 맛에 관해서는 갈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 말고 다른 할 말이 별로 없다. 아 참, "맛없다"도 있다. "정말 맛있다" "정말 맛없다" "별로다" "아주 괜찮다"......이 정도.
그래서인지 이 책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는 읽기 전부터 날 설레게 했다. 도대체 40개의 푸드 에세이에 얼마나 다양한 맛의 표현이 있을까, 하면서. 또 하나의 기대는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데 음식을 통해 에쿠니 가오리는 얼마나 섬세하게 일본을 표현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녀만의 표현은 매력적이었다.
예를 들어,
따뜻한 주스 - 조금은 쓸쓸한 맛도 난다는 것 (주스에 감정 이입해 맛을 표현했다 )
열병어 튀김 상큼 볶음 (상큼하게 볶는다니 괜찮은 표현 아닌가? )
'이 위스키는 돼지의 코만큼이나 부드럽고 매끄럽다'는 표현에 끌려 위스키를 한 병 사는 장면.(p70), "역시 매끄럽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위스키가 그런 맛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구웠을 때 프릴처럼 오글오글 해지는 하얀 기름살(프릴처럼 기름이 오글오글해지는 표현, 얼마나 천재적인가?)
어떤 글은 그냥 잔잔하다. 어떤 글은 추억이 흠뻑 묻어 있다. 어떤 글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이 모든 것들을 일상 속 음식을 통해 풀어나간다.
이 책은 여러 번 읽었는데 왜 이렇게 읽을 때마다 새로운지 모르겠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 많아서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이 늘 머리맡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읽고 싶어 지니까. 책은 양상추처럼 부드럽고 신선한 맛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766843
부드러운 양상추
에쿠니 가오리가 전하는 따뜻한 마음 한 그릇!에쿠니 가오리의 푸드 에세이『부드러운 양상추』. 저자의 일상, 그리고 그 일상과 함께하는 음식들에 관해서 잔잔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가 좋
b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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