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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한부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 -레프 톨스토이- 몇 해 전 친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유방암 말기, 이미 여러 곳에 전위가 되어 수술해도 희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친구는 어린아이들을 남겨 둔 채 세상을 떠났다.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냥 먹먹했다. 믿기지 않아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슬픔은 모든 장례식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부터 서서히 시작되었다. 매일 만나 사소한 감정까지 나누던 친구였기에 그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아프고 시렸다. 가깝게 살면서 아이들도 함께 키우고 여행도 함께 다니고 모든 것이 함께였는데 이제 '함께'라는 말은 어딘가에 뭍어 두어야 했다. 친구의 죽음 뒤에는 좋은 추억보다.. 2022. 7. 18.
#1 행운의 자석 "문제는 이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서 왜 그게 계속해서 나타나는지 의아해한다." -존 아사라프- 집 근처에 연세가 거의 80이 다 되어가는 할머니가 90이 다 된 남편을 수발하면서 사는 분이 있다. 가끔 전화도 드리고 찾아가기도 한다. 오늘은 바쁜 일정도 없고 마침 생각이 나서 전화를 드렸다. "전화해줘서 고마워" 전화를 받자마자 착신 번호와 이름을 보시고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신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서요. 별 일 없으시죠?" "그럼, 건강하지. 할아버지는 여전히 누워서 움직일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 함께 살 수 있어서 감사해. 평생 같이 지냈는데 먼저 떠나고 혼자 남는다고 생각하니 움직이지 못해 수발드는 불편함보다 함께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할 수 있어 감사할 .. 2022. 7. 16.
책 리뷰 <시크릿> 읽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 궁금해지지 않나? 비밀이라니? 무엇에 대한? 누구의? 어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미국에 살면서 이제야 손에 넣게 되었다. 미국 도서관에 갔는데 이 책이 있어 망설임 없이 빌려 왔다. 마침 여름휴가를 가려던 참에 이 책을 가장 먼저 가방에 챙겨 넣었다. 휴가 동안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고 싶어서. 책은 기대이상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소설은 상상을 하게 하지만 마음이 뜨거워지는 장르는 아니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흩어졌던 몸 안의 기(氣)들이 모여들어 가슴을 뜨겁게 한다. 마치 무술 영화를 보면 힘을 쓰기 전에 기를 모으는 것처럼. 의 내용이 완전히 생소한 것만은 아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부분도, 알고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 2022. 7. 15.
진심 "누구나 타인에게 친절을 베푼 뒤에는 쾌감을 맛본다. 친절한 행동이나 선행 자체가 쾌감일 리는 없고, 그러한 행위 뒤에 자신이 조금은 성자 또는 순결한 사람에 다가간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 속에서 친구나 지인에게 친근하게 대할 때에는 그것 또한 선행이라 의식하지는 않는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좋은 일을 하고, 그 행위에 의해 자신이 순결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맛보는 일도 없다. 바로 그 같은 것이 의식적으로 친절을 행한 행위보다 훨씬 더 진실한 마음과 사랑이 가득한 상위의 것이다." -프레드리히 니체- 진심 참되고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체를 '진심'이라고 사전은 정의하지만 참 딱딱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니체의 명언처럼 '자연스럽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마음에 좀 .. 2022. 7. 8.